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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이지 않으면서 전형적인(염소가 웃는 순간 + 네온 레인)꿈의 서가/책 2020. 1. 1. 10:45
이번 두 작품은 추리 소설의 전형이 아니다. 추리 요소는 담겨있지만, 한 권은 공포소설이고 한 권은 하드보일드 소설이다. 두 작품은 각 장르의 전형이다. 게다가 어떤 국가를 떠올리게 한다. 너무나도 일본 만화 같은 소설과 너무나도 미국다운 소설.
염소가 웃는 순간
염소가 웃는 순간
친구인 버스, 위키와 함께 홍콩 문화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나는 귀신이 나온다는 오래된 기숙사 노퍽관에 배정받고 말았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노퍽관을 짓기 전 이 자리에 있던 대저택이 하룻밤 새 불타 없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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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의 신작이다. 추리소설이 아니라 공포 소설이다. 공포 소설? 어떤 신선한 이야기를 담았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너무 뻔한 소재인 기숙사 7대 괴담과 악마 소환이 등장한다. 같은 기숙사를 쓰는 친구들 하나씩 괴담에 희생된다. 주인공 아화는 에에 맟서 친구들을 구하려 한다. 작품은 일본 만화를 소설로 옮겨 놓은 듯한 장면과 인물들의 연속이다.
작가가 덕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악마 소환 의식, 밀교, 종교 탄압, 닌자, 일본 만화... 덕후가 아니면 아리송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을 투영한 듯한 '위키'라는 덕후가 등장한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라. 인터넷 중독인 위키 덕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다. 덕질이 이렇게 이롭다. 위키가 파헤친 괴담의 진실은 나름 과학적(?)이다. 이 진실을 읽으니 관념론이 생각난다. 세상은 내가 의식하는 것이 전부인 것이라는. 깨고 나면 결국 사라지는 환상 같은 세상. 작가가 여기까지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공포 소설이지만 작가가 추리 소설을 주로 써서 그런지 복선은 모두 훌륭하게 회수한다. 그의 필력을 다시 확인했다.
네온 레인
네온 레인
퓰리처 상 후보, 미국 미스터리작가협회(MWA) 에드거 상 2회, 영국 범죄소설가협회(CWA) 골드대거 수상 작가 제임스 리 버크. 단편집 2편을 포함해서 2018년 현재까지 총 38권의 작품을 써낸 제임스 리 버크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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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튀고, 피가 끓고, 뜨거운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자가 등장한다. 하드보일드 소설 전형. 주인공은 휘어지느니 부러지겠다는 형사다. 그는 터지고 물어뜯기면서도 거대한 어둠을 쫓는다. 작품이 작가가 유명한 사람이라던데 묘사가 정말 생생하다. 주인공이 고문을 당하거나 나도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다. 그가 죽을 위기에서 탈출할 때는 나도 숨이 거칠어진다. 소설은 어찌 보면 뻔하다. 어디서 많이 본 소재와 구성과 내용 아닌가? 옛날 책 같다. 작품이 쓰인 시기가 30년 전이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그런데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되는 것은 작가의 필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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