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낙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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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방 앞에서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0. 1. 13. 00:47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어머니가 아닌 수술방으로 향하는 사람 수술방에서 나오는 사람 회복실을 향하는 사람 노오란 수의 같은 천에 쌓여 굴러가는 침대 우는 사람 보내는 사람 맞이하는 사람 웃는 사람 삶의 냄새와 죽음의 냄새 네모난 승강기는 관처럼 사람을 태운다 이 승강기에는 세 사람만 탈 수 있으니 남겨진 사람들은 다른 승강기를 타세요 아니면 다음 번 승강기를 타세요 이렇게 이별하는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도 회복하고 나올 우리 어머니를 생각하며 안도하는 내가 밉다 아 여기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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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0. 1. 13. 00:46
낯선 풍경 회색으로 칠한 장막으로 덮인 도시 한 꺼풀 감아 어두운 얼굴 슬픔을 머금어 젖은 얼굴 벽을 타고 흐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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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걷는 거리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0. 1. 13. 00:46
아무도 없는 텅 빈 밤에 길을 걷다 길은 아카시아 향으로 차오른다 얼굴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 자락 거리에 드리운 노란 등 앞으로 드리운 주황 등 그리운 바람 바지 밑단으로 스며드는 3호선을 타고 2호선은 막차가 끊기고 교대역에서 내려 길을 걷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밤에 길을 걷다 취한 다리가 이끄는 대로 걸었던 그 거리 거리에 드리운 차가운 공기 낯선 공기에서 느낀 그리움 가끔 떠오르는 길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헤매 두 시간을 길을 걷다 끝에 택시를 타고 돌아온 이 계절에 드리우는 차가운 공기에 그리워져 떠오르는 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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