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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내게 말했다 그거 병이야 병 약으로도 못 고치는 병 약도 없는 병 집에 오는 길에 또 얻은 열병 집을 뒤져 봐도 없는 약병 어느새 잊지 못하는 병 어느덧 하얀 겨울의에 검게 가라앉는 심해 속에서 홀로 하얗게 끓어오르는 병 눈이 멀어버릴 병 혼자 낫지 못하는 병 얻은 열병 없는 약병 다시 집을 나서 병원으로 간다 병원 앞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이건 병이야 병 약도 없는 병 약으로도 못 고치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