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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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혔지만 그래서 읽기에 좋은 - 빅 슬립 + 귀신 나방꿈의 서가/책 2020. 6. 23. 20:37
빅 슬립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대표적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선집이 출간됐다. 그가 창조한 명탐정 필립 말로가 처음 등장하는 빅 슬립이 멋진 장정과 편집, 깔끔한 번역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www.aladin.co.kr 나는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그럴만한 여인이 있다면 말이지만. 필립 말로는 하드보일드의 상징이다. 앞서 등장했던 셜록 홈즈, 파일로 밴스, 엘러리 퀸과 상반된 모습의 탐정이다. 중절모와 트렌치 코트를 걸치고 줄담배를 피며 술을 즐긴다. 시도 때도 없이 권총을 쏘고 얻어 맞고 때리고 뒹군다. 그는 끈질기다. 추적의 끝에 남는 것이 절망이라도 그는 절망하지 않는다. 의자에 앉아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말 몇 마디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들과 다르다. 레이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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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 궁극의 아이꿈의 서가/책 2018. 4. 25. 01:02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925606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132470 나는 주로 지하철에서 책을 본다. 과연 이 책을 불 꺼진 아파트에서 혼자 봤다면 어땠을까? 봉투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세면대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소리에도 소름이 돋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추리물은 아니다. 아주 잘 쓴 스릴러다. 파리라는 대도시와 '우리 집'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상상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단어 하나하나에 음습함과 어둠이 스며있다.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이라면 한동안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기는 꺼려질 것 같다. 스테프는 말한다. “뜻대로 세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