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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4. 1. 4. 00:14
병원 앞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내게 말했다
그거 병이야 병
약으로도 못 고치는 병
약도 없는 병
집에 오는 길에
또 얻은 열병
집을 뒤져 봐도
없는 약병
어느새 잊지 못하는 병
어느덧 하얀 겨울의에
검게 가라앉는 심해 속에서
홀로 하얗게 끓어오르는 병
눈이 멀어버릴 병
혼자 낫지 못하는 병
얻은 열병
없는 약병
다시 집을 나서 병원으로 간다
병원 앞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이건 병이야 병
약도 없는 병
약으로도 못 고치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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