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취인 불명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4. 1. 4. 00:14
발신자 불명
주소 없는 편지
산갈치 같은 말과
우표가 없는 편지 봉투
이미 닫혀 버린 우편 봉투
우편 서비스 시간이 지난 우체국
앞의 우체통 안에 어둡게 가라앉은
편지 봉투는
낙인이 찍혀 반송을 기다리지만
발신자 불명
주소 없는 편지
산갈치 같은 말은
돌아갈 주소가 없다
수취인 불명으로
내게 온 주소 없는 편지
산갈치 같은 말
점차로 검은 바다에서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산갈치
깊어가는 밤 안에서 바람에 흩어지는 말
닿을 수 없는 말
닿을 수 없는 마음
발신자도 찾을 수 없고
수취인도 불명인
뱉어 버린 말
담을 수 없는 말
돌아갈 주소가 없는 말을
우편 서비스 시간이 지난 우체국 앞에서
어둠이 가라앉은 우체통에 꾹꾹 눌러 담아
봉투에 넣어 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