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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스포주의)꿈의 서가/한 평 극장 2017. 12. 23. 02:52
2017년 개봉작. 케네스 브래너 감독작. 거기다 주연. 당연히 포와로!
어마어마한 캐스팅이 돋보이는 영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우들이 잔뜩 출연한다.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에 빈틈이 전혀 없다. 케네스 브래너가 포와로 역할을 맡아 훌륭하게 재해석 했다고 본다. 다만 원작의 포와로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원작을 읽고 그를 떠올리면 배가 나오고 달걀같은 머리를 하고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케네스 브래너는 벨기에 사람이 아니라 영국 신사 같다. 아주 훌륭한 벨기에식 억양을 보여주지만. 그리고 영화의 상영 시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날카로운 추리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화술, 심리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후반부의 사건 해결에서는 "원래 다 알고 있었다"라는 느낌이 든다. 탐정 같다기 보다는 점쟁이 같은 느낌이랄까. 또 원작의 냉철한 모습에 비해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에서 케네스 브래너가 얼마나 이 작품을 존경하는지 느껴진다. 용의자 전원이 라쳇을 찌르는 장면은 흑백무성 영화처럼 연출했다. 고전미가 느껴진다. 옛날에 읽었던 원작에 대한 향수가 느껴진다. 나는 이런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최근의 "셜록" 같은 느낌의 빠른 템포와 긴장감을 기대하는 관객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범인들이 증거품은 왜 흘렸는지 설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남기지 않는게 모두가 의심 받지 않는 길일텐데. 일부러 외부인에게 당한 것처럼 거짓으로 칼에 찔리기 까지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또 원작에서는 식당칸에서 이루어진 최후의 추리가 터널 앞에서 이루어진다. 케네스 브래너가 희곡을 좋아해서일까? 연극 같은 연출이다.
조니뎁은 피해자인 라쳇으로 나온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는 포와로로 나오나 했으나 아니었다. 영화에서 분칠을 하지 않은 그의 얼굴을 보는 것이 참 오랜만이다.
연기, 영상, 음악, 연출 다 좋다. 고전적 해석도 좋다. 그러나 너무 고전적이라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어릴 때 원작을 읽었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이렇게 슬픈 내용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이 해결할 수 없는 악행으로 수많은 사람이 받는 고통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악행을 법의 테두리 밖에서 심판해도 디는가"라는 주제는 큰 울림을 준다. 상당히 저예산 영화인데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올려서 후속 작품도 만들어진다고 한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미 후속 작품은 "나일강의 죽음"이겠다. 이 작품에서는 "추리를 보는 재미"를 조금 더 살리면 좋을 것 같다. 또 어떤 고전의 멋을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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