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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숲의 냄새 횡에서 횡으로 나부끼는뿌리부터 솟아오른흙의 색흙 속의 게작은 게 큰 게기어 다니는흙이 다다른 곳의 흰 도포자락바람에 주름이 지는주름졌던 할머니주름진 할머니스르르 스르르꺽지 않아도 혼자 슬퍼서 우는 소리휠체어 미는 소리꾸르르 꾸르르할머니등이 굽었던 우리 할머니등이 굽은 우리 할머니바람에 등이 굽는 푸릇한 갈대의 향기따듯하고 다정한 내음흙의 내음토장 끊는 냄새 할머니 냄새
미소 사랑은 미소로 온다눈가에 진 주름으로쨍한 콧날로활짝 핀 입술로가지런한 치열로곱게 쥔 손가락 마디로그 짧은 순간에 사소한 기적으로어쩌자고 그리도 아름다운 구원으로 미소로 그대는 온다
구원 혼자만의 동굴로 도망쳐 버린 마음은곱아 버린 손처럼 하얗게 얼었습니다당신이 내게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눈이 있어도 앞은 별조차 없는 밤이었습니다푸른 슬픔에 오롯이 떠 있는 섬 같은내 마음은 혼자서도 완전하다고 믿었습니다하지만 당신의 눈길이 시간을 멈춘순간에, 구원이란 멀리 잊지 않습니다나도 모르게 거대한 장벽을 쌓던 나는 이 믿기지 구원에 감사합니다
구도자 내 안의 온전한 빛을 발견할 수 있는내 말을 온전히 들어 줄 수 있는유일한 이바닥을 더듬는 내 손바닥을 잡아 줄 수 있는유일하게 온전히 나를 깨달을 사람진리를 속삭여 줄 이 여기 나 헤매 이는 구도자
붉은발말똥게 어릴 때 본어릴 적 골목대장 같던한 발만 붉은 붉은발말똥게는명종 2등급이란다서서히 사라져 가나 보다 나 어릴 적 기억
막차를 실은 선로가 내지르는 소리가길고 어두운 적막의 동굴을 찢으며 간다시간에 짓눌려 짜부라진 발들을 싣고비명을 지르며 한 눈도 팔 수 없이나아간다 열차를 내려 작은 집으로 돌아가면내일은 슬픈 오늘의다른 말이다침대에 모로 누워 있으면눈꺼풀을 들추면서 새벽이 운다
당신과 이별한 후에도나는똑같은 길을 걷고당신도 똑같은 길을 걷겠지만당신은,당신은 세상에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습니다.나를 너무 잘 알아 두렵다는당신에게나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나는 당신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요눈이 녹아 붉은 꽃이 다시 피어 날 때 까지만 당신을 그립니다
가슴으로 자꾸 눈물이 샌다이리저리 틀어 막아보아도끓어 넘치는 생선 찌개처럼흘러 넘친다 아 바다의 시큼하고 비릿한 향처럼코끝에 느껴지는 아픔은모래에 쓸려버린팔꿈치의 상처 하얀 소금에 마취한 아픔은홀로 켜켜이 어둠을 덮는감지 못하는 눈동자얕은 숨은 다시 가슴 속에서 자꾸 샌다밤에 홀로 외로워 수평선 위를펄떡일 꼬리처럼생각이 날뛴다 틀어 막는 손 틈 사이로 터져 나오는외침아!그대여! 저 하늘의 어느 별을 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