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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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1. 1. 4. 23:53
감자의 흉으로 싹이 트듯 지문처럼 갈라진 구덩이에는 새살이 차오를 거다 가을이 지나면 죽은 잎은 눈을 덮고 다시 줄기를 통해 하늘을 만날 날을 기다릴 거다 죽어버린 눈은 까맣게 타버린 살을 녹여 푸른 하늘로 돌아갈 거다 그렇게 다 괜찮아 진다 나의 모진 말도 너의 낯선 얼굴도 다시 봄이 오면 새로운 하늘이 열리고 벚나무 가지에 꽃이 내려 앉듯이 개나리가 가지를 타고 봉오리를 오르듯이 우리는 흘러 갈 것이고 어쩌면 다시 만날 것이다 뜨거운 바람이 내 두 눈을 말릴 즈음이면 아마 아마도 다 괜찮아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