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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세버린 재 속에서꽃잎은 붉게 타올라새로운 날개로 피어난다. 마음의 어둠을 잘라내어차가운 신념으로사그라들여 새로이 담금질 한다. 마음이란 너무나 제멋데로여서흩뿌려진 분처럼붙들어 두지 않으면 사방으로 날뛴다. 눈을 감아서야 비로소 볼 수 있는어둠 속에서어린 마음을 흩어낸다. 오롯이 쌓여가는 미욱한 감정을새로운 씨앗으로붉은 꽃은 피어 난다.
어둑어둑한거리를 밟아 갈 때마다너의 그림자를 밟고 있다. 네가 어두움 속으로 사라져 갈 때마다 그림자도 사라져 간다. 너의 그림자를 쫓아갈 때마다 너의 그림자가 점점 더 희미해져 가듯이 앞으로만 나아 가려고만 하지만 뒤쳐지기만 하고 있다. 너의 그림자를 쫓으며 걸어 가지만 나의 그림자만이 밟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