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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달린 어둠 + 망내인꿈의 서가/책 2018. 3. 23. 04:17
<날개 달린 어둠>
작가의 다른 작품인 '애꾸눈 소녀'를 읽은 적이 있다. 신 본격 추리답게 기존의 틀을 부수는 결말이 신선했다. 이 작품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작가가 신나서 썼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독자와 소통하겠다는 의지는 조금, 아니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일단 이 작품을 읽으려면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야 워낙 유명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과하다고 느꼈다. 일본에서는 국명 시리즈의 편수가 다르다는 것. 러시아의 역사, 알만한 사람이 없을 듯한 의학 지식도 있어야 예측할 수 있다. 진정한 '덕후'를 위한 책이라고 변명해 볼 수도 있겠으나, 결국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무리가 있다. 전개 자체도 우연에 우연이 겹치는 형태라 이해하기 어렵다. 탐정의 추리를 쫓으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닌 듯하다. 결말이 정말 충격적이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 작품은 작가가 보기에는 너무도 평범한 다른 추리물을 비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꾸눈 소녀'의 전개와 결말에도 그런 의도가 보였다. 다 읽고 나면 허탈할 수도 있으나 비교할 소설이 없을 정도로 참신하다는 점은 칭찬하고 싶다.<망내인>
믿고 보는 찬호께이 답게 아주 많은 분량이지만 쉽게 읽힌다.
주인공인 '아이'는 컴맹이다. 그래서 의뢰를 받고 사건을 쫓는 '아녜'가 해킹이나 정보 통신에 관련된 어려운 개념을 자연스럽게 설명해도 어색하지 않다. 아주 친절하게. 이 정보는 독자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망내인'은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치밀한 복선을 곳곳에 깔아둔다. 그래서 반전과 결말에 다다를 독자를 훌륭하게 설득한다. 양파 껍질 까듯이 나오는 진실이 퍼즐처럼 짜 맞춰진다. 독자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녜'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정통 추리물보다는 탐정물에 가깝다. 그렇기에 인물의 개성이 중요하다. '아녜'는 현대에 알맞는 무기로 무장한 탐정이다.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와 맞아떨어진다.
이 소설은 '익명을 이용한 명예훼손',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마녀 사냥', '신상털기'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에서 무한하게 연결된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현실에서는 서로 단절됐다. 이 책을 읽으면 씁쓸한 감정이 든다. 현재의 세태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서로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또 다른 주제는 다음과 같다. 사적 복수는 올바른가? 정의란 무엇인가? 이 점은 앞으로 나올 작품에서 더 다루어 줬으면 한다.
뱀발: 소설에는 '고백', '백야행'같은 소설이 언급된다. 그리고 다른 작품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작가가 일본문화 덕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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