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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크립티드 + 꼬마 바이킹 비케 2꿈의 서가/책 2018. 3. 1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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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관하여>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사회 시간에 배운다. 그러나 자원은 유한하다. 이 역시도 배운다. 자본주의의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는 승자고 빈자는 패자다. 왜? 자본주의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더 많은 소유다. 그래서 너도나도 욕망을 채우기 위해 경쟁한다. 이런 자본주의의 폐해는 빈부의 격차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 냈다. 작가는 이런 현실을 까발려 준다. 어떤 훌륭한 파훼법을 제시해 줄까 하고 기대했다. 어떻게 기존의 각본을 부술지. 그러나 작가는 또 다른 뻔한 각본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어서 부자가 되어 노예에서 벗어나라고 한다.
그런데 작가는 추월 차선을 달리느라 주변을 볼 여유가 없나 보다. 이렇게 자본주의의 현실을 잘 알면서도 더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을까? 아! 이 책은 자기개발서이자 경영서다. 그런 이야기를 할 리가 없구나. 내 생각이 짧았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고민한 것을 조금 이야기해야겠다.
고속도로에서 누군가 추월 차선에 있으려면 다수가 서행차선을 달려야 한다. 많은 차가 몰리면 그 차선은 더는 추월 차선이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 추월 차선에 들어가려면 서행차선과 인도의 사람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의 소비가 있어야 그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 누군가가 적은 시간을 들여 더 큰 시간을 산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쓰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그들을 생각하는가? 그리고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잘 평가하고 있을까?
작가는 말한다. 대오각성하고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정말일까? 노예인 사람들은 그들이 나태하기 때문일까? 아직 깨닫지 못했기 때문일까? 사회의 수많은 약자가? 그 말이 맞다고 치자. 하지만 임금 상승률이 경제 성장에 못 미치는 것은 옳은가? 소수의 경영자에게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은 옳은가? 당신이 먼저 사다리를 올랐다면, 오르지 못한 이에게 어서 올라오라고 할 게 아니다. 그러지 않더라도 불행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작가가 말하는 거짓 행복이 아니다. 우리는 쉽게 간과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우리나라의 현실 때문인지 모르겠다. 비케에 나오는 도시처럼 가진 이들은 없는 이들을 착취하는 사회. 적당히 던져주면서 적당히 참고 살 수 있게 하는 사회. 나도 그것을 받아먹고 사는지도 모른다. 착취당한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작가가 말하는 노예 탈출이 답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는 노예 탈출 공식에는 솔직히 의문이 간다. 그는 정해진 각본대로 살지 말아야 성공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의 끝에는 작가의 각본이 펼쳐진다. 꿈을 포기하지 마라. 성공할 때까지 실패하면 실패하지 않은 것이다. 맞는 말이다. 가치 있는 일, 효용 있는 삶을 외친다. 옳은 말이다. 그런데 그 효용과 가치란 오직 내 안의 기준으로만 정할 수 있다. 가족과 행복한 주말을 보내기를 기대하며 5일을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보람을 느끼는 이가 있다. 7일을 놀면서 지내도 불행한 이가 있다. 그건 그 사람들이 노예의 논리에 때문이 아니다. 저자도 부자가 되려고 몇 년을 '내가 없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몇 년간 쉼 없이 일했던 그도, 지금의 그도 행복하지 않을까? 결국, 행복이란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게 아닐까?
그렇다면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갖지 못한 자는 노예라는 편견? 부자는 부도덕하다는 인식? 아니다. 사실, 문제의 근본은 자본주의의 한계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태우지 않으면 멈춰 버리는 내연기관이다. 자본주의에서 욕망은 미덕이다.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이 능력이다. 이는 경쟁을 부르고 경쟁은 자연스레 양극화로 이어진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어디 가서 빨갱이 소리 들을 것 같다. 그렇다면 빨갱이답게 자본주의 해체를 외쳐볼까? 그러나 나는 자본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내가 태어난 이 세상 속에서 잘살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잘 타협해서 문제다. 그러니까 나는 비겁자이다. 나는 파란약을 골라버렸다.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선택한 네오도 그저 톱니바퀴의 하나다. 시스템에 존재하는 버그 때문에 시스템을 리셋하기 위한 장치. 그러나 그는 아예 시스템을 부수어 버렸다. 비로소 인간은 해방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거다. 수많은 영화는 인류의 종말, 지구의 종말은 그려도 자본주의 종말은 그리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어서 일까? 아마 자본주의 종말은 정말 끔찍할 것이다.
나는 꿈에서 한 발 도망친 비겁자일지 모른다. 나름의 변명을 해보자면 실패하고도 다시 설 기회가 있어야 실패도 해보는 거다. 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의 자본주의 체계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걸로 끝일 수 있다. 작가는 3할 타자 이야기를 한다. 메이저리그에는 3할 이상 타자 몇 없다. 그 정도를 칠 수 있으면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연봉을 받는다. 나에게는 그런 비유가 ‘실패해도 괜찮아’가 아니라 ‘이 정도 되기도 너무 힘들어’로 들렸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작가’를 까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런 부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꼈던 답답함을 써보고 싶었을 뿐이다. 이 책에서도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라. 행복을 위해 살라. 돈을 위해 시간을 버리지 마라. 남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따라 살라. 그런데 작가는 글에서 자꾸 자기모순에 빠진다. 그래서 이런 좋은 말들이 설득력을 잃어버린다.
나는 재능이 있고 없고를 얘기할 때 나이를 얘기하는 걸 싫어한다. 나는 29살에 베이스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연주자다. 그랬으면 좋겠다. 아마 몇 십년이 지나도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개인마다 재능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인간의 비극은 그 둘이 항상 맞지않는 다는 것이다. 취미는 취미다. 그걸로 돈을 벌거나 시간을 벌 필요가 없다. 운동 경기를 보는데, 소설을 읽는데 삶을 ‘낭비하는 사람’이 있기에 누군가가 돈을 번다. 프로 스포츠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책은 독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인간에게서 유희는 생산적이지 않으니 필요가 없는 것일까?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가는 위대하다. 작가는 이런 기업가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그러나 그런 상품은 기업가 혼자가 만드는 게 아니다. 노동자를 잊으면 안 된다. 기업은 혼자 굴릴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작가도 잡스는 비판한다. 그야말로 혁신의 상징이자 위대한 기업가일텐데. 그는 웹서비스로 큰돈을 벌고, 현재도 포럼을 운영해서 돈을 번다. 그는 사람들이 SNS 서비스에 매달리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사실 그의 책이나 포럼은 그런 사람들 덕에 유명해 졌을 텐데. 30대에 은퇴한 작가의 람보르기니는 소득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고, 돈을 열심히 모아 말년에 부자가 된 이의 람보르기니는 허세일까?. 그는 전통적 마케팅에 의존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대중매체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물론 지역 광고는 싸고 효과도 좋기는 할 거다.
책의 후반부는 실전 지식이다 사례와 사업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온다. 전에 책을 읽고 알게 된 ‘그로스 해킹’이나 ‘디자인 씽킹’하고도 연결해서 생각해 봤다. 사업에 관심 있다면 좋은 내용이다. 조금 요약해보자.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라. 그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는 미리 파악해야 한다. 이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쫓지 말고 정말로 이윤이 낼 수 있는 사업을 해라. 현재의 삶의 균형을 버려서 미래의 안정을 얻어라. 그리고 노예에서 탈출해라. 그렇게 해서 당신은 벌어 놓은 돈으로 시간을 벌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일에 미치는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만 행복하다면 문제 없다. 그러나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중요한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아닐까? 나는 이 책에서 그런 의미를 찾았다. 작가가 나에게 전하려던 교훈은 아닐 거다. 내가 이 책의 내용에 전부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현실에 타협했기 때문일까? 나는 사업 욕심이 전혀 없다. 최근에 여러 경영서를 읽었지만, 자극은 안 된다. 만약 지금의 직업을 버린다면 혼자 만화를 그리거나 글을 쓰면서 운이 좋으면 돈을 버는 쪽이 맞는 듯 하다.
생각지 않게 작가의 글을 비판하는 글이 되었지만, 작가의 마지막 말이 맞다. 각자의 각본대로 살면 된다. 이 책도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작가의 자수성가를 헐뜯으려는 게 아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겨 원하는 삶을 산다. 존경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진실의 알고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고, ‘노오력이 부족해 성공하지 못한다’라는 논리로 이어지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자유에 관하여>
진정한 자유는 뭘까? 왕정은 몰락했다.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산다.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모두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는 지도자가 바뀌었을 뿐 부패한 권력의 지배를 받았다. 그런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다. 우리는 민중의 뜻으로 우리의 대표를 뽑는다. 그러나 그들의 지배를 받는다. 그리고 권력은 부패한다. 부패는 권력의 숙명인가?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권력을 원하는 것인가?
나는 비겁하다. 비케의 말처럼 현실에 안주 해 있기 때문이다. 만족이라는 말로 나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위에서는 무언가 대단한 일이라도 할 것 같이 적었다. 나는 비케처럼 억압받는 이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결국 작가에 대한 비판은 방향을 틀어 나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내가 작게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서.
<용기에 관하여>
그리고 내가 크나큰 결심을 하고 무언가를 실행에 옮겨야 할 때가 온다면, 비케처럼 용감해지고 싶다. 속으로는 누구보다 겁이 많지만 행동해야 할 때 진짜로 행동할 줄 아는 그런 용기.반응형'꿈의 서가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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