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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꿈의 서가/한 평 극장 2017. 11. 20. 01:03
2017년 개봉. 츠키카와 쇼 감독 작.
나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것이다. 나의 좌우명 같은 말이다. 사쿠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를 그렇게 살았다. 인간은 누구나 내일 어떠한 이유로 갑자기 죽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특별한 만남들이 엄청난 우연의 연속이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사쿠라는 시가에게 우리가 만난 것은 모두 우리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렇다. 아무런 의지도 없는 사람에게는 운명이 찾아오지 않는다. 운명이든 선택이든 사람과의 인연은 아름답다.
숨겨 놓은 편지에서 사쿠라는 시가에게 그 강한 마음을 남들과 나누면서 살라고 한다. 다른 사람 소통하고 그 속에서 하루하루 행복하라는 의미다. 나도 요즘 그런 즐거움을 알게 됐다. 나는 시가처럼 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군중 속의 고독을 꽤 자주 느꼈었다. 사쿠라는 자신의 나약함을 가리기 위해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거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진심을 말하는데 큰 용기가 필요하듯이. 사쿠라는 약한 사람이 아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강하다.
사람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전에 쓴 독후감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은 서로를 완전하는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시가는 사쿠라가 되고 싶었다. 사쿠라는 시가의 안에 남고 싶었다. 사랑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에는 모자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그런 의미다.
사쿠라가 시가에게 그랬듯이 생각보다 작은 말 한 마디로도 사람은 마음을 열 수 있다. 시가는 사쿠라 덕에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 나는 경험했다. 그런 관계를 만들어 주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영화는 일본 청춘 영화의 전형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랑이란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둘의 마음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 때문에 특별하게 다가왔던 영화다.뱀발: 사쿠라는 주인공에게 신문에 옆 동네의 난 묻지마 살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중요한 복선이었다. 설마 했는데, 죽음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다가온다. 시가가 마음을 열었으면 잘 보여주는 장면은 껌 소년이 내민 껌을 받는 장면이다. 사쿠라는 벚꽃다. 벚꽃의 봄이 지나면 지지만 속에는 꽃망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쿠라도 영원히 사람들의 마음에 남았다.반응형'꿈의 서가 > 한 평 극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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