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안 그리니까 포스팅 할게 없다 ㅠㅠ
이것저것 리뷰나 올려야지.
이것은 대략 2007년도 동아리 회지에 실었던 글의 수정본. 당시 나름데로 열심히 썼는데 정작 작품 제목은 안 써 놔서 '대체 제목이 뭔데?' 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음.
아... 지금 읽어보니까 좀 오글오글 거린다.
이번에 포스팅 하고자 하는 작품은 토우메 케이의 '양의 노래'이다. 토우메 케이는 굉장히 독특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고 그려오고 있는 작가이다. 현실적인 인물들을 통해 만들어 내는 독특한 세계관과 그림체, 유화로 작업하는 -CG를 잘 못 다룬다. 최근에는 좀 능숙해진듯- 표지들이 특징적인 작가이다. 인물의 심리묘사, 특히 남성의 심리 묘사에 뛰어난 면을 보여준다. 여성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다면 매우 불규칙한 연재와 언제 다음 권이 나올지, 완결이 날지 모르는 작품들을 그린다는 것이다(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81AE60B4C49CFBC02)
그럼 작품 얘기로 넘어 가 보자.
'양의 무리에 둘러싸인 늑대는 쓸쓸한 송곳니로 자신의 몸을 물어뜯는다.' 작품 첫 페이지에 나오는 말이다. 이 작품에 대해 포스팅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겠지만 이 말이 이
작품 전체를 표현해 주는 말이다.
작품의 두 주인공인 치즈나와 카즈나는 유전적으로 피를 갈구하게 되는 병을 가지고 태어난 남매다. 둘은 어머니를 어려서 잃고 헤어지게 되는데 카즈나는 아버지, 어머니와 친구였던 에다 부부 가정에서 자라게 된다. 치즈나는 의사였던 아버지와 함계 생활하게 된다.
고등학생이 된 후 어릴 적 살던 집을 우연히 찾아간 카즈나는 치즈나를 다시 만나게 된다. 아직 남동생인 카즈나가 자신의 병을 깨닫기 전의 일이다. 이 때 카즈나는 자신의 가문의 비밀-피를 원하게 되는 정신적인 병이 유전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발작을 일으키고 자신도 그러한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에다 부부의 집을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던 누나와 같이 살게 된다. 둘은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격리 시켜 버린 것이다. 스스로를 위험한 인간이라고 부르면서.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둘은 '늑대'이다. 보통의 인간들-양-의 무리 속에 사는 피를 원하고 물어뜯어야 하는 존재이다. 카즈나는 자신의 흡협에 대한 욕망을 누나인 치즈나에게 피를 받음으로써 -뱀파이어 무비에서 나오는 그럼 흡혈과는 다르다- 억제 해 나간다. 치즈나는 자신의 욕망을 약을 먹음으로써 억제 해 내지만 그 이전에는 아버지의 피를 받음으로써 억제 해 왔다. 서로가 서로를 물어 뜯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작품 막바지에 "우린... 양의 무리에 숨어 있는 늑대가 아니에요.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지고 태어난 양이지." 라는 치즈나의 대사가 나온다. 치즈나와 카즈나 둘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평범한 생활, 그 작은 행복을 누려 보려고 하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만다. 양이기를 원했지만 송곳니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양들의 무리에 섞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작품의 제목, 양의 노래는 그런 둘의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는 두 가지 중요한 소재가 존재한다. 그 두가지는 피와 비뚤어진 -근친적인- 애정이다. 이 작품에서 피는 단순한 흡혈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단순한 기능뿐만 아니라 인물간의 애정 -다소 비뚤어진- 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작품에서 카즈나의 발작을 통해서 나타나는데 초반에는 피를 연상시키는 색이나 이미지를 통해서 발작이 일어나지만 후반에는 이성에 대한 강한 애정이 발작의 원이이 된다. 이는 특히 좋아하는 여자아이인 야에가시와 누나인 치즈나를 통해서 나타난다.
또한 피를 나누어 주는 행위는 상대에 대한 강한 애정이라는 의미로 작품내에서 사용 되는데 죽은 자신의 부인을 닮아가는 치즈나에게 자신의 피를 주는 시즈나(치즈나, 카즈나의 아버지), 아버지를 닮은 카즈나에게 피를 주는 치즈나의 모습은 근친적인 애정으로 나타난다. 그 외에 치즈나 이외에 카즈나가 피를 받았던 야에가시, 어린 치즈나가 상처 입고 피를 빤 후에 완전히 압도 되어버리고 집착하게 되어버린 미나세의 모습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모자란 점도 있는 작품이었지만 뻔할 수 도 있는 흡협물이라는 소재를 아주 독특하게 해석하고 표현한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그 독특함 때문인지 영화, 라디오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만화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애니메이션은 내가 본 바로는 작화가 별로였고 이야기를 급전개로 풀어 낸 데다가
원작의 독특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부른 엔딩 곡만 좋은...^^;;
== 이 글을 보고 흥미가 가더라 하는 분 들을 위한 몇 가지 이야기 ==
1. 이 작품에 키노시타라는 카즈나의 친구가 나오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인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이거 싫은 예스터데이를 노래해줘 라고 번역 됬어야 했다.)'에 나오는 키노시타의 형이 주인공인 우오즈미의 알바 선배로 나온다.(양의 노래 7권 부록의 인터뷰에서도 나온다.) 최근작 모모네에서는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의 로우가 다니는 미대 입시 학원의 학원생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2. 토우메 케이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고 하는데 여자다.(처음 나도 여자라고 생각은 했지만 여자임을 확인햇을 때 내심 놀랐다.)요즘은 그림이 너무 샤방 해져서 그렇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많을듯
3.정말 많은 작품을 그린 작가이기도 하고 그리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완결 난 작품은 거의 없다... 라고 회지에 써놨구나. 그로부터 3년 후인 지금, 완결작이 하나 더 생겼다 모르모트의 시간. 모모네, LUNO는 단 편이니까 패스.
'다음 권을 위해 한 2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다' 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보시길... 이라고 써 있군. 실제로 지금도 그렇다;
4. '무한의 주인'을 그린 사무라 히로아키와 같은 동아리 출신이며 그에게 연필화를 알려 준 것도 토우메 케이라고 한다. (하지만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사무라 히로아키 쪽이 더 잘 그린다.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나중에 포스팅 할지도...)
5. 우리나라에서는 마이너한 작가이지만 일본에서는 꽤 팬이 있다고 한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꽤 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