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 수선화 살인사건 (스포주의)꿈의 서가/책 2019. 10. 4. 12:25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by 미쓰다 신조 (지은이) / 권영주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미쓰다 신조의 대표작. 일본의 한 마을에서 머리 잘린 시체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담고 있다. 완벽한 밀실 상태에서의 연쇄 살인 사건으로 대표되는 본격 미스터리...
www.aladin.co.kr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제목도, 표지도, 전개도, 잘린 머리처럼 불길하다.
십삼야, 이십삼야를 거치며 네 명의 머리가 잘린다. 지벌이 아닌 인재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봐도 오싹하다. 쿠비나시에 쫓기는 요키타카처럼. 불가해한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마을은 액막이도 소용이 없다. 뿌리 깊은 관습과 괴담이 지배하는 마을은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범인은 왜 머리를 가져갔는가? 머리를 가져가는 이유를 알아야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될 터이다. 머리를 자르는 열한가지 이유 가운데 답이 있다. 란코는 자신의 목적을 요키타카에게 고백한 셈이다. 나는 시체 바꿔치기가 답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러나 란코와 마리코가 성별이 다르다는 것까지는 추측하지 못해 답에 이르지는 못했다. 첫 번째 사건과 두 번째 사건의 범인이 다르다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퍼즐을 완성하지 못해 답답했다. 결말이 궁금했기에 마지막 장까지 쉼 없이 달렸다. 이야기는 거친 호흡을 내뿜으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마지막 장까지 계속해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은 액자 형식이다. 그래서 소설 속의 소설이 처음 글을 쓴 사람이 의도하지 않은 서술 트릭이 된다.
최후의 반전을 알고 나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의 소설을 쓴 작가는 절대 범인이 아니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것 조차 트릭으로 사용한 점은 참신했다. 그러나 독자한테 사건의 답을 묻는 방식을 취했기에 약간은 과하지 않았나 싶다.
쿠비나시에게 쫓기듯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아오 히메에 홀리기라도 한듯 멍하다.
수선화 살인사건 by 에드거 월리스 (지은이) / 허선영
[킹콩]의 원작자 에드거 월리스의 미스터리 걸작선 3권. 시인이자 백화점 사장이던 허세가 손튼 라인이 시신으로 하이드파크 공원에서 발견된다. 가슴 위에는 의문의 수선화 한 다발이 놓였다.
www.aladin.co.kr
수선화 살인사건
제목과 다르게 표지는 봄을 떠올리게 한다.
현장에 남겨진 증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람을 총으로 쏘고 지혈을 하다니. 공원에 있는 시체는 슬리퍼를 신고 수선화를 안고 있다. 한자가 쓰인 종이는 또 어떤가?
탐정인 탈링 빼고 모두 의심스럽다. 누구든 범인일 수 있다. 그러나 전개를 보니 의심스러운 인물들은 범인이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범인의 마지막 자백을 읽었을 때는 맥이 풀렸다. 작가가 해당 인물의 행적을 너무 숨겼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 반전이 있다면 오직 의외의 인물이 범인일 것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기가 막힌 트릭은 없었고 우연에 우연이 겹쳐 기묘한 살인 사건이 된 것이 진상이라니. 이 작품이 고전이란 것을 생각하면 당시에는 신선한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잘린 머리...>를 먼저 보고 이 소설을 읽었는데 차라리 반대로 읽었다면 좋았겠다. 그래도 빠르게 이어지는 추격과 밝혀지는 비밀들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읽었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았음에도 그랬으니, 고전의 반열에 오를만하다.
두 작품 모두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매력이다. 작가가 반전을 위해 정보를 많이 숨겼다는 인상도 비슷했다. 두 소설에 등장하는 시신의 모습 이 독특하다. 그래서 거창한 동기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둘 다 우발적인 사건이었다. 살인에 별다른 이유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반응형'꿈의 서가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와 드라마(스트로베리 나이트 + 중간의 집)(스포주의) (0) 2019.12.08 그래서 나쁜 녀석은 누구인가?(악덕의 윤무곡 + 스페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 스포주의 (0) 2019.11.0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붉은 낙엽(스포주의) (0) 2019.08.20 안녕, 드뷔시 + 무증거 범죄(스포주의) (0) 2019.07.23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0) 2019.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