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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마리암 마지디 장편소설. 어머니의 자궁에 있을 때부터 이란혁명 초기의 혼돈을 겪은 마리암은 여섯 살 때 부모님과 함께 프랑스로 망명한다. 어린 나이에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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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르시아 수업’과 ‘귀환’은 혁명의 한 가운데를 아이의 시선으로 쫓는다. 격변하는 시대의 혼란한 삶을 순진한 아이의 눈빛은 강한 대조를 이룬다.
‘나의 페르시아 수업’은 이란 혁명 때문에 이란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묻어두고 온 책. 마리암의 장난감, 어머니의 꿈은 그들의 비극을 상징한다. 그들이 포기해야 했던 많은 것들은 그들의 선택 때문은 아니었다. 점점 폐쇄되는 사회와 이에 저항하는 이란의 민중.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이 있을까?
이방인은 쉽게 환영받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한다. 화자는 처음에 크루아상을 잘 먹지 못한다. 마리암은 나라를 잃고, 말도 잃고, 행동을 잃고, 친구도 없다. 문화의 충돌 속에서 어린아이가 느꼈을 트라우마는 어땠을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항상 힘들다. 직장이나 사는 곳만 옮겨도 힘든데 나라라면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결국 살아간다. 성장한 마리암은 어느새 프랑스에 익숙해졌다. 반쪽 짜리 프랑스인이지만 프랑스의 삶에 훌륭하게 적응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멀리했던 페르시아, 페르시아의 말을 그리워한다.
나라를 잃은 사람들. 현대 사람들에게 국가와 모국어는 어떤 의미일까? 익숙할 때는 고마움을 모르고 잃어버리면 아쉬워하는 존재 같다. 현대 국가 체제에서 이루어지는 만행이나 비극도 많지만, 소설에서처럼 나라를 잃는 것은 비극이다
이 책에는 언어 자체와 언어로 소통한다. 언어 자체도 인격체처럼 보고 대화를 나눈다. 재미있는 표현이다. 이 부분이 원작에서는 프랑스어와 페르시아어를 다르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귀환
2017년 퓰리처상(논픽션 부문), 펜/진 스타인 도서상, 폴리오상 수상작. 아버지의 실종과 운명에 얽힌 시대의 진실을 찾아 나선 아들의 머나먼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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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귀환’의 주인공인 히샴 마타르는 내전으로 망명 생활을 한다.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데 아버지가 혁명군의 주요 인사이기 때문이다. 히샴은 자신을 버리고 속이는 삶을 산다. 가명을 사용하고 일부러 친구도 사귀지 않는다. 마리암처럼 새로운 삶에 적응해야 하는 어린 화자가 등장한다..이 책도 ‘나의 페르시아 수업’ 처럼 개인의 비극을 그린다. 그러나 리비아 민주화 혁명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다.
독립운동가는 무책임한 가장이라는 말이 있다. 가족을 돌보지 않고 국가를 구하려 애썼기 때문이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행복을 끊고 대의를 쫓았다. 화자의 아버지인 자발라도 그런 인물이다. 불의를 용납하느니 자신의 가족을 희생해서라도 혁명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래서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필요하다. 이란과 리비아의 혁명 이후의 양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혁명은 올바른 뜻으로 했지만, 혁명 이후의 이들의 삶은 나아진 것이 없다. 혁명에 승리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를 안정화고 보살피는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가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직도 고통받는 상황이 생기는 것을 보면.
두 책의 화자는 모두 작가다. 그러면서 실제 작가의 분신이다. 두 책은 모두 소설이지만 당시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 언어의 중요한 역할이다. 역사를 기록하고 뒤에 올 사람들이 되새기고 경험하여 경계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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