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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과 콘텐츠의 가치꿈의 서가/책 2023. 12. 28. 04:49
<정답은 연결에 있다?>
작가가 어마어마한 수의 책장을 할애하여 ‘연결의 힘’을 강조한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네트워크의 힘을 강조한다. 네트워크 효과를 쓴 내용을 읽다 보니 SNS가 떠오른다. SNS는 초기에 사용자를 얼마나 모으느냐에 성패가 결정된다. 그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은 별개의 먼저겠지만 일단 사람을 모으면 돈은 따라온다. 카카오톡이 그랬듯이. 텐센트나 페이스북의 성공을 보면서 싸이월드가 생각났다. 페이스북 보다 몇 년은 앞서서 미니홈피를 내놓았다. 그러나 지금은 페이스북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왜 싸이월드는 성공하지 못했을까? 시장의 규모 차이일까? 책에서는 단순히 ‘얼마나’ 연결되느냐보다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하다. 책에서 말하는 전후의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 뜻인 것 같다.
산업화된 스포츠 시장은 인기 선수에게 막대한 부를 보장해준다. 수많은 기업이 스포츠 스타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수많은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를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는 유니폼을 판매한 수익만으로 천억이 넘는 이적료를 충당했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런 연결을 수단을 찾으려 노력한다. 일본의 출판사들이 만화 잡지를 만든 이유이다. 아이큐 점프는 독자 인기투표를 통해 미리 팔릴 만한 작품을 골라내고 작품을 선전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우리나라 웹툰의 초기 모습도 그러했다. 포털에 사람을 끌어모으기 위해 무료로 제공했다. 어느 정도 연결이 확보된 지금은 유료로 판매해도 많은 사람이 구매한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관객을 모으기 쉽다. 그리고 이런 영화가 입소문까지 타면 더 천만 영화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이가 선택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좋다’는 보장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류의 역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이 꽃핀 시대이다. 백 명의 사람이 백 가지 취향을 가졌다. 완벽한 제품보다 널리 알려진 제품이 잘 나가는 세상이지만 ‘취향 저격’인 콘텐츠는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본이 없는 상태에서 네트워크 효과에만 의존해서는 소용이 없다. 이코노미스트나 뉴욕타임스를 어설프게 따라 한 신문사들은 망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생존한 이유도 ‘취향 저격’ 덕이다.
단순하게 소식을 전하는데 멈추지 않고 독자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한다. 독자에게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내가 ‘썰전’을 즐겨보는 이유다.
아이폰 사용자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은 안드로이드라는 대체재가 있다. 아이폰은 비싸다. 그러나 아이폰 사용자들은 더 비싼 비용을 내고도 특별한 경험을 얻고 싶어한다. 책에서 설명한 아이튠즈나 앱스토어 같은 보완재의 덕도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아이폰만이 제공할 수 있는 보완재는 아니다.
그러나 아직도 애플은 어마어마한 연결을 만들어 냈고 최고의 기업으로 남아있다. 이런 애플의 동화의 주인공은 잡스다. 동화의 결말처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지는 못했으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잡스는 그러했으나 실제 동화들은 어떨까?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네로와 파트라슈도 불행하기는 매한가지였다. 플란다스의 개는 원래 벨기에 사람들은 잘 모르는 작품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애니메이션 덕분이다. 덕분에 플랜더른 지방에 일본인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벨기에 사람들에게도 알려졌다고 한다. 이것도 일종의 네트워크 효과라고 해야 할까? 작품의 주제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콘텐츠가 사람 사이에서 퍼지듯이 이야기도 구전된다. 동화도 그러하다. 동화 속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있었기에 후대에 이어진 것이다. 그 파급 효과는 때로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고 역사에 영향도 준다.
<어떤 가치가 있다는 거죠?>
문학은 현실의 반영이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읽으면 당시의 사회를 읽을 수 있다. 작품이 품은 역사적
사건이나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옅 볼 수 있다. 현실이 동화처럼 아름답기만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동화를 보면서까지 따져가면서 보기 싫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려는 바는 공감한다.
작가는 제국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제국주의를 읽어냈다. 서구 열강이 여러 식민지에서 벌인 수탈들을 고발한다. 일본이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떠오른다. 철도를 놓고 운하를 파면서 그들은 약소국의 미래를 생각했을까? 아니면 효율적으로 수탈할 수단을 취했을까?
성냥팔이 소녀, 플란다스의 개와 행복한 왕자는 가난을 말한다. 인류가 사유재산을 가지면서 가난도 태어났다. 과거에는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생각했다. 게으름의 대가라고. 그러나 하루에 12시간을 일하면서도 살 곳 하나 마련하기도 힘든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 “노력이 부족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가난은 왕자의 선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불평등을 없애려는 국가의 노력과 복지가 필요한 이유다.
피노키오에서 무솔리니의 횡포를 읽어 내다니. 때로는 작가가 담은 그 이상을 읽어낸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냥 작품을 그 자체로 즐겨야 할 때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글을 읽다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사람들에 의해 해석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거기까지는 작가도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선전에 동원되어 원하지 않는 상징이 되는 것은 비극이다. 독재자와 폭군의 공통점은 책을 불태우는 데 있다. 후대에 남겨질 본인들의 악행이 두려워서일까? 그렇다면 적어도 부끄러워할 줄은 안다는 것인데. 그들도 펜이 칼보다 강한지는 잘 아는가 보다.
이런 작품들은 시대를 넘어서 사람들과 새롭게 연결된다. 밤비와 피노키오는 디즈니에서 제작하여 아름다운 작품으로 남았다. 지브리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라퓨타를 가져와 반전을 말한다. 사람들을 잘 연결하는 콘텐츠가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이 고전 명작이 된 동화들은 사람들을 잘 연결하는 힘이 있다. 동화들은 시대에 맞게 다시 재해석되고 재창조된다. 그러니 이 작품들이 품은 교훈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다.
다 적고 나니 감상이 굉장히 정치적인 것 같다. 그러나 사실 나는 작품은 작품의 재미로만 보는 것을 좋아한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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