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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나의 창으로 눈이 내린다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사뿐하게 검음을 내딛으면서천천히시간을 잠시 붙잡아 두듯이아직 다 피하지도 못한 새빨간 단풍 위로고결하게우아하게내려 앉는다 너의 창으로도 눈이 내리겠다
바다의 경계 파도가 갈퀴로 긁는 경계오히려 상처 없이 매끈하게연마한 유리처럼 투명하게내 두 발을 어르는 서늘한 손길 귀에 먹먹하게코에 비릿하게내가 밟은 땅과 내가 밟지 못한 땅의 경계어디쯤 아득하게 그리워지는 내음 구름 뒤에 수줍은 태양의 입김부르짖음부르는 소리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장소 너머로나를 끌어 당기는저 부르짖음저 부르는 소리 먹먹한 귀에비릿한 코에도서늘한 그리움을 그리는 저기 어디쯤
겨울의 입구에서 겨울의 입구에서 나는 보았어어스러지는 어둠이 서서히 집어 삼키는 불빛을은빛의 무리로 어딘 지 설명하지 못 할 골짜기에서지류에서 다시 본류에서이미 멸망하거나 이미 탄생한 그그 이야기를 속삭이며대동맥처럼 대정맥처럼지구의 어느 반대편에 숨겨진 해구처럼세차게 뛰는 맥박의 울림처럼그렇게 눈물 겨운 밤이 내리는 모습을
갈숲의 냄새 횡에서 횡으로 나부끼는뿌리부터 솟아오른흙의 색흙 속의 게작은 게 큰 게기어 다니는흙이 다다른 곳의 흰 도포자락바람에 주름이 지는주름졌던 할머니주름진 할머니스르르 스르르꺽지 않아도 혼자 슬퍼서 우는 소리휠체어 미는 소리꾸르르 꾸르르할머니등이 굽었던 우리 할머니등이 굽은 우리 할머니바람에 등이 굽는 푸릇한 갈대의 향기따듯하고 다정한 내음흙의 내음토장 끊는 냄새 할머니 냄새
미소 사랑은 미소로 온다눈가에 진 주름으로쨍한 콧날로활짝 핀 입술로가지런한 치열로곱게 쥔 손가락 마디로그 짧은 순간에 사소한 기적으로어쩌자고 그리도 아름다운 구원으로 미소로 그대는 온다
구원 혼자만의 동굴로 도망쳐 버린 마음은곱아 버린 손처럼 하얗게 얼었습니다당신이 내게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눈이 있어도 앞은 별조차 없는 밤이었습니다푸른 슬픔에 오롯이 떠 있는 섬 같은내 마음은 혼자서도 완전하다고 믿었습니다하지만 당신의 눈길이 시간을 멈춘순간에, 구원이란 멀리 잊지 않습니다나도 모르게 거대한 장벽을 쌓던 나는 이 믿기지 구원에 감사합니다
구도자 내 안의 온전한 빛을 발견할 수 있는내 말을 온전히 들어 줄 수 있는유일한 이바닥을 더듬는 내 손바닥을 잡아 줄 수 있는유일하게 온전히 나를 깨달을 사람진리를 속삭여 줄 이 여기 나 헤매 이는 구도자
붉은발말똥게 어릴 때 본어릴 적 골목대장 같던한 발만 붉은 붉은발말똥게는명종 2등급이란다서서히 사라져 가나 보다 나 어릴 적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