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노래 별의노래

내가 그를 채웠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를 채웠다고 실은 그가 나를 채웠지 생각한다 나는 주제 넘게 행동했고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한다 그저 조용히 손을 잡고 그저 안아 주어야 했는지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자 현실에 줄기를 키우자 이상에 그렇기에 곁가지를 드리우자 더 많이 그런 삶을 살자

균열 세수를 하다 거울 선반의 틈을 본다 거울 안의 균열 어느 아침에 보지 못한 균열을 본다 침묵하는 아침에 틈에, 서, 손을 드는 나팔수 나 여기에, 이 틈에 같은 세상의 다른 틈에 살아있다

항상 모래는 바위다 우리는 안다모래는 언젠가차가운 바닷속으로 침전하리라 그러나 우리는 모른다모래는 언제나 바위라는 것을 바위는 바람에 닦이고강물에 닳는다강을 따라 바다로 흐르고바위는 어느덧 모래가 된다그는 쌓이고 굳는다이내 침묵한다수 많은 시간을 쌓아 올려그는 다시 지층이 된다그는 바다에서 솟아 산으로 오르고다시 깨어난다 영원한 회귀의 어귀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내가 어릴 적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에 내려가던 차창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던 사람의 너무도 슬픈 눈 할머니는 생의 마지막에 많이 아프셔서 우리집에 와 계실 때 수시로 끙끙 앓으셨다 나는 용기가 나지 않아서 보지 못한 할머니의 모습 단지 내가 기억하는 것은 실컷 먹어본 탄산 형제끼리 큰 소리로 세우던 밤 형제들이 울던 모습 상여가 나가던 날은 비가 왔고 며느리들의 울던 모습 저승 가는 길을 잃지 마시라고 섧게 울던 모습 할아버지의 생에 마지막에는 끙끙 앓는 소리는 없었다 생전에 너무도 건강하셨던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병상에서 힘이 없어지셔서 요구르트가 드시고 싶으셨다 병문안을 마치고 허기져서 우리는 그날 갈비탕 할아버지의 발인 날의 모습 생전에 할아버지와 사이가 좋..

베이스 기타가 아닌 베이스 등에 멘 가방 안에 든 커다란 가방을 보면 사람들이 묻는다기타요?아니요. 베이스에요흔히 베이스 기타라고 부르지만 실은 콘트라베이스 사촌이에요이 베이스라는 녀석은 무던 무던해서사람들이 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않아도언제나 전기만 주면와르르 와르르우르르 우르르조용하게 나직하게 온 몸을 떨면서조용하게 자기 할 일을 합니다 묻지 않은 이야기를 주절이다

아토피 왜 오는지 모르고 왜 아픈지 모르며놓아두면 사라질 것을 알지만내가 나를 할퀴고 상처 입혀피와 딱지로덕지덕지미운 흉으로 남는너와 시간을 함께 했던 이 도시를 떠나면 완전히 나으려나

당산을 지나 합정을 가면 당신이 만약 2호선을 타고당산역을 지나는 다리 위에서합정역을 가는 길이라면한 번 여의도를 바라보세요 쌍둥이 빌딩 사이로63 빌딩이 들어와 섭니다이 때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도시 전설이 있어요 비가 오는 겨울 저녁에도비록 보이지 않지만지나는 다리 위에서 다시 바라봅니다거기에 분명히 있어요 전설을 생각하며 창 너머로다리 위에서 다시 소원을 빌어 봅니다나를 기다리며 늘 한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기적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