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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갈릴레오는 이렇다. 피사의 사탑의 실험으로 근대 물리학의 기초를 만든 사람. 목성에 있는 위성을 발견하고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것을 증명한 위대한 천문학자. 그리고 지동설을 지지해 재판정을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고 말했다는 혁명가. 군사용 컴퍼스를 만들고 망원경을 개량한 발명가.
초반부만 보면 책의 제목인 갈릴레오의 딸은 낚시에 가깝다. 최초의 서신을 빼고는 대부분이 갈릴레오의 삶을 중심으로 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삶의 흔적을 하나씩 쫓아가며, 내가 몰랐던 그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막연히 그가 발명했다고 알던 군사용 컴퍼스 이야기. 최초의 상업적인 과학 도구라고 한다. 또 자신이 사용할 망원경을 직접 개량하고 과학 연구에 사용했는데, 수많은 과학자와 공학자의 로망이 할 수 있다.
석사 졸업 논문을 쓰면서 감사의 말을 많이 고민했다. 과장을 해서 말하면 논문 주제를 고르는 것 보다 힘든 일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나에게 메디치 가문에 바치는 갈릴레오의 헌사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외에도 여러 장면에서 놀라운 처세술을 보여준다. 당시는 천동설이 지배하던 시대였고, 갈릴레오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성을 지지했다. 따라서 갈릴레오는 교회와 마찰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흔히 위인전에서는 갈릴레오가 교회에 맞선 순교자로 그려지는데, 이 책에서 드러난 그의 얼굴은 우리가 상상하던 모습과 다르다. 실제로는 열렬하게 신을 섬기는 사람이다. 모순 같지만 이런 사람이 교회의 미움을 산다. 그러자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는 않으면서도 처벌은 피하는 “유연한 정치”를 보여준다. 그가 정치를 했어도 훌륭한 업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그의 다른 모순은 천문학자 이면서 동시에 점성술도 익혔다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천동설은 굳게 믿던 당시를 생각하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을지도.갈릴레오는 수많은 관측과 실험으로 지동설을 주장한다.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증명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그렇게 억울했던 그도 케플러의 타원궤도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과학자라면 자신의 신념을 쉽게 버리면 안 된다. 하지만 때로는 남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가 완벽한 증거와 논리로 주장한다면 자신의 고집을 꺾어야 학문의 발전이 더 빠르게 이루어 않을까?
과학자의 전기는 그들은 완벽한 인간으로 묘사한다. 실제로 다 방면에 훌륭한 업적을 남겨서 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대를 지배하는 과학이라는 권력에 더 힘을 불어 넣으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과학을 하는 사람을 더 위대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작가는 그런 행태들에 대한 반박으로 갈릴레오를 딸 마리아를 걱정하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묘사한 것은 아닐까? 과학자도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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