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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 + 킬러 넥스트 도어(스포주의)꿈의 서가/책 2017. 3. 3. 22:12
히가시노 게이고 작. 데뷔 30주년 기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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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추리 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언제나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그의 책 답게,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초반부에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곳이 삿포로인데, 삿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기분이 묘했다. 데뷔 30주년을 맞이해서 썼다는 이 소설은 그 동안 내가 봤던 그의 작품 속 요소들이 하나로 합쳐진 듯한 소설이다. 사건 전반의 숨겨진 진실과 동기를 밝혀내는 형사는 가가 시리즈의 가가 쿄이치로를 떠올리게 한다. 또 물리 법칙으로 사건의 원인을 밝혀내는 부분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키와 마나부를 떠올리게 한다. 날조된 블로그의 내용은 그의 특기인 독특한 서술트릭으로 작용한다. 그 와중에 잊지 않고 등장하는 얽히고 설킨 증오와 애정. 자신이 써온 소설의 요소를 하나의 작품에 담아 내면서도 하나의 이야기로 잘 담아냈다. 그러나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진행하려 해서인지 모르겠으나, 다소 헛점이 보인다. 아오에 교수는 지구과학 교수인데도 라플라스를 모른다. 사건 현장에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마도카와 엮이면서 왓슨 같은 역할을 하도록 등장시킨 듯한데, 라플라스는 이과나 공과 대학을 나온 사람으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알렉스 마우드 작. 곧 영화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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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윗 집에는 살인마가 산다. 라플라스의 마녀가 어느 정도 추리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다면, 킬러 넥스트 도어는 전형적인 영미 스릴러이다. 범인 맞추기나 살인 트릭 등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묘사는 굉장히 끈적하고 음침하다. 책의 장과 장 사이에 비릿하고 거무튀튀한 냄새가 날 것 같다. 그래서인지 라플라스의 마녀보다는 더디게 읽어 내려갔다. 낡은 다세대 주택과 저마다의 불안 속에서 사는 인물과 합쳐져서 묘한 공포 분위기 마저 만들어 낸다. 소설을 전개하면서 던져 두었던 복선을 말끔하게 회수하는 결말은 그런 묘사와 묘한 대조를 이루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하지만 이 소설에도 아쉬운 점이 있는데, 일단 사건 전개에 우연이 많다는 점이다.
두 작품의 국적만큼이나 상반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싸이코패스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두 인물의 특성이 매우 다른데, 이 부분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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