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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17. 9. 25. 23:34
담쟁이가 손을 뻗고
위로위로 오른다
텅 빈 하늘 속으로
높이 높이 오른다
그러나 그에게 손을 잡아주는 이는
중력이라는 덩굴
그의 손가락 마디 마디에 얽힌
덩굴
오늘도 오르기만 오르기만 하다
넘지 못 한다
그 벽
그 벽
함석의 벽
금속의 벽
벽돌로 지은 벽
붉은 벽
차가운 벽
창공을 꿈꾸는
차가워진 손
차가운 벽에 눌어붙은
노랗게 낡아가는
청의 물결
부서져가는 손 끝으로도
하늘을 가리키는
하늘을 그리는
그 눈물겨운 몸짓을 따라
나도 창공으로
기지개를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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