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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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4. 1. 7. 00:35
모든 것이 작동하지 않는 시간 더는 박동하지 않는 심장처럼 폐허의 조각으로 부서져 과거의 해빙은 점차 커지는 균열로 흔들리며 피로 덮인 피부가 차갑게 식은 만큼 다시 데우려던 잃어버린 추를 뒤로 되돌려 보지만 시간의 행방은 부서진다 홀로 버티어 내야 했던 비 차갑게 뚝,뚝, 식어가는 붉게 타던 마음이 박동하던 심장은 붉게 피를 흘리며 식어가며 뚝,뚝, 차갑게 홀로 버티어 내야 했던 비 시간의 행방은 부서진다 잃어버린 추를 뒤로 뒤돌려 보지만 다시 데우려던 피로 덮인 피부가 차갑게 식은 만큼 점차 커지는 균열로 흔들리며 과거의 해빙은 폐허의 조각으로 부서져 더는 박동하지 않는 심장처럼 모든 것이 작동하지 않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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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부재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4. 1. 7. 00:32
당신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당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당신의 부재는 당신이 없음으로 증명한다. 존재하지 않는 당신, 실존하는 부재여. 꿈은 현실이 있기에 꿈이고 현실이 있기에 꿈이 있다. 그러나 나는 현실이 꿈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다. 오직 꿈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꿈은 기억의 부재로 증명한다. 가벼움은 무거움이 있기에 존재한다. 그러나 어디부터 가벼운지 나는 알 수 없다.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만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경계의 부재는 당신이 없음을 증명한다. 현실에 없는 당신, 그러나 실존하는 부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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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 지는 연습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4. 1. 7. 00:30
출근 버스를 탄다. 모두 한 줄로 앉아 있다. 함께 하는 자리에 모두 혼자다. 조금씩 외로워 지는 연습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홀로 외롭게 태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외롭지 않은 척 하며 혼자를 위로하고 서로를 위로하다 홀로 감당해야 하는 외로움으로 조금씩 돌아갈 것을 알기에 서로 바라 보지 못해 창밖을 보거나 찬란한 세상이 부끄러워 눈을 감으며 다들 혼자 슬퍼 하는 게 아닐까 생각과 함께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새 혼자가 될 시간이다. 나는 사람들 틈에서 출근 버스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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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불명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4. 1. 4. 00:14
발신자 불명 주소 없는 편지 산갈치 같은 말과 우표가 없는 편지 봉투 이미 닫혀 버린 우편 봉투 우편 서비스 시간이 지난 우체국 앞의 우체통 안에 어둡게 가라앉은 편지 봉투는 낙인이 찍혀 반송을 기다리지만 발신자 불명 주소 없는 편지 산갈치 같은 말은 돌아갈 주소가 없다 수취인 불명으로 내게 온 주소 없는 편지 산갈치 같은 말 점차로 검은 바다에서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산갈치 깊어가는 밤 안에서 바람에 흩어지는 말 닿을 수 없는 말 닿을 수 없는 마음 발신자도 찾을 수 없고 수취인도 불명인 뱉어 버린 말 담을 수 없는 말 돌아갈 주소가 없는 말을 우편 서비스 시간이 지난 우체국 앞에서 어둠이 가라앉은 우체통에 꾹꾹 눌러 담아 봉투에 넣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