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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뇌까리기/작은 목소리 2023. 1. 9. 00:51
무더운 긴 여름 만큼 짧아진 차가운 겨울 오랫동안 뜨거웠던 당신의 입술만큼 찰나에 식어버린 말 피어오르는 커피 앞에서도 굳게 닫힌 돌처럼 우리는 부어버린 쇳물처럼 차갑게 굳어가네 같은 기후대에서 얇은 셔츠나 모직 코트를 걸치고 우리는 함께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내일 나는 내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 너는 네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이제 우리는 최우선이 아니게 되어 다가올 날에 날씨를 견디는 방법을 묻는다 내일은 예년보다 온화하지만 기습호우가 예상됩니다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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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꿈의 서가/한 평 극장 2023. 1. 2. 00:23
2022년 작. 다니엘스(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 감독 작. 성룡을 섭외 하려다, 성룡 닮은 아저씨를 섭외한 영화. 멀티버스라는 게 어떤 건지 보영주는 형화이자. 수많은 가능성과 선택의 갈래에서 '지금'을 '모두'와 '한 번' 사는 것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영화. 이 영화를 보면서 수많은 시가 떠올랐다. 고독 엘라 휠러 윌콕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 것이다;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비통해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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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헤어질 결심꿈의 서가/한 평 극장 2023. 1. 2. 00:02
박찬욱 감독 작품. 2022년 작. 마침내... 올드 보이 이후에 5점을 준 박찬욱 영화. 문자 그대로 산과 바다를 담은 산해경을 모티브로 한 포스터 처럼 산과 바다를 오가며 이어지는 이야기. 상을 받고 볼 일이다. 포스터에 종려 나무가 박혀 화룡정점이다. 안개처럼 알 수 없는 사람 마음 속으로 저 깊은 바다처럼 빠져드는 이야기. 사랑에 알맞은 때와 장소가 있다면. 마침내... 닫지 못할, 닿지 못할 산과 바다 각본집도 읽었다. 대사만으로도 영화에서 가깝게 느꼈던 숨결이 닿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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